음식

순대국의 효능

오지로운나 2023. 5. 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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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순댓국에는 순대가 들어가는 게 상식이지만, 의외로 일제시대에 나온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는 내장이 들어갈 뿐 순대는 안 들어가는 순대국 제법이 수록되어 있다. 비슷한 시기인 독립 직후에 나온 《우리음식》에서는 지금과 거의 같은 순대 들어가는 순댓국 조리법이 나오므로 순댓국에는 원래 순대가 안 들어간다고까지 생각하면 오해지만, 그래서 현재에도 순대가 안 들어가는 순댓국이 가끔 있다.

순대국에 들어가는 머릿고기와 내장류. 순대국의 여러 부속 재료들은 돼지를 도축한 뒤 남은 부산물로, 살코기와 지방으로 이뤄진 돈육과 달리 원가가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순대국에 넣어 먹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도 삶아 먹기도 한다. 가격이야 싸고 비린내가 좀 나지만 영양과 맛에서 절대 부족하지 않은 가성비 높은 재료들이다. 단, 내장들인지라 철저한 세척은 필수.

한글 맞춤법상 사이시옷을 적은 순댓국이 맞지만[3], 그렇게 표기하는 업소는 별로 없고 대부분 '순대국'으로 쓴다. 이와 비슷한 맞춤법으로 북어국이 아닌 북엇국이 있다. 재밌는 건 순대국밥은 '순대 국밥'이 맞다는 거다. 이건 순대+국밥이라 발음이 덧나지 않기 때문. 동남 방언으로는 '신도국'이라고 한다. 또한 사이시옷은 한 낱말(합성어)에 일어나는 표지이므로 구(순대 국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웬만한 순댓국집에는 깍두기[4] 와 깨, 새우젓은 거의 무조건 구비되어 있어 기호에 맞게끔 국물을 커스터마이징해 먹을 수 있으나, 이들과 더불어 궁합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는 부추는 가게에 따라 구비 여부가 상이하다. 이 중에 깨는 보통 들깨가 준비되어 있는데 호불호가 많이 갈린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고소한 맛이 나서 좋다고 말 그대로 퍼붓지만, 입자(?)가 작아 이 사이사이에 끼는 경우가 많고, 식사 후 입에 강한 텁텁함이 남는 데다 들깨맛 때문에 국물맛 버린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순댓국집에는 다대기도 같이 넣어서 내주는 곳도 있는데, 다대기를 싫어한다면 미리 빼달라고 하면 된다.[5] 간혹 깻잎이나 대파 썰은것을 내놓기도 한다.

이 외에도 들어가는 순대가 일반 순대이냐 고기(피)순대냐에 따라서 맛이 또 다르며, 내장의 식감을 싫어하는 경우 '순대만 넣어주세요'라고 하면 순대만 넣어준다. 아예 메뉴판에 순대, 내장 둘 다 들어가는 기본 메뉴에 추가로 순대만/내장만을 표기해두는 곳도 많다. 순대만 넣어달라고 하는 경우 간혹 추가요금을 받는 곳이 있다. 고기순대로 순댓국을 끓여주는 집의 경우는 상당한 이득이지만 요즘은 고기순대가 없거나 1~2개만 넣는경우가 허다하다.

김치와 맛 궁합이 좋은 요리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순댓국보다는 김치나 겉절이가 먹고 싶어서 순대 국밥집을 찾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

상당수 식당에서는 특순댓국과 일반 순댓국을 나누어 파는데, 이때의 차이는 주로 건더기 양의 차이라고 보면 된다.

부산 돼지국밥이나 전주 콩나물국밥처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가장 메이저한 국밥은 설렁탕과 순대 국밥이다. 설렁탕은 살짝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붙어서[6] 대부분의 한국인에게 서민적인 '국밥'을 언급하면 연상하는 국밥은 순대국밥일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부산에서도 웬만한 돼지국밥집에는 순대를 넣어주는 메뉴가 꼭 있어서 그 국밥과 차이점을 못 느끼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콩나물국밥의 본진인 전주에서도 피순대 국밥의 위상은 콩나물국밥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전국 웬만한 동네에는 유명한 순댓국집이 한 군데 씩은 있다. 그리고 대낮부터 소주에 순댓국을 자시는 중년들도 꼭 있다. 그만큼 대중적인 음식이며 먹으면 속이 든든해서 일꾼들이 많이 찾는다.


순대국에 부추는 이정도는 부어먹어야 아~~ 순대국좀
치는구나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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